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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끔 당나귀가 파킹되어 있는 곳으로 이사를 했다.

여긴 포장이사는 커녕, 이사 업체도 없어서 트럭이나 다마스를 하나 빌린 다음 내가 짐을 직접 다 싣고, 내리고, 옮겨야한다. (트럭 기사는 이동만 해주고, 가끔 사람에 따라 짐 싣고 내리는거 아주 조금 도와주기도 한다.)

우리는 아파트 단지(까지는 아니고, 비슷하게 생긴 건물이 여러채 모여있는 곳)에서 빌라(같은 곳)으로 이사했다.

이사 전 후 장단점을 비교해보면

장점

1. 번화가에 가까워졌다. 천천히 걸어가도 큰 마트(makro)가 5분이면 도착!!ㅋㅋ 이사 전엔 번화가까지 걸어서 40분이었다ㅠㅠ
큰 길에서 집까지도 가까워졌다. 전엔 1km쯤 굽이굽이 돌아 들어왔다면 지금은 건물 2개만 지나면 바로 집ㅋㅋ

2. 잡상인이 대폭 줄어들었다. 전 집은 많을 땐 하루에 3~4명이 우리 집 현관문을 두드렸다. 진짜 미쳐버리는 줄 -_- 나는 절대 문을 안 열어주고, 현관문 구멍으로 계속 지켜만 봤는데ㅋㅋ 잡상인도 다양했다. 구걸하는 할머니, 성냥빵팔이 소녀, 방판 아저씨, 아줌마 등.. 이사 오고 현저하게 줄었다👍

3. 수도광열비 등이 월세에 포함됐다. 동일한 월세 금액인데 전엔 우리가 수도, 전기, 가스 등 요금을 다 부담했었다. 그래서 (우즈벡 가스요금 저렴한거 모르고) 겨울에 가스 빵빵하게 못 틀고 살았는데ㅋㅋㅋㅋ 이사온 후엔 집주인 부담이라 빵빵하게 틀고산다~ (근데 한국인들만 한국 가스요금 생각해서 빵빵하게 못 틀고 산다고ㅋㅋㅋ 현지인들은 다 빵빵하게 틀고 산단다.)

4. 집이 넓어졌다. 전 집은 부엌에서 요리를 한 뒤(좁아서 부엌에 식탁이 없었다.) 음식을 들고 식탁있는 거실방으로 가서 식사를 하고, 다시 설거지 거리를 들고 부엌으로 가야했다. 여긴 부엌에 식탁이 있어 동선이 편해졌다. 집도 1.5배 이상 넓어졌다. 그 중 만족도 최상인 곳은 화장실 욕조. 전엔 팔다리도 제대로 못 펴고 씻었는데 여긴 팔다리 쭉 펴고 씻을 수 있다ㅋㅋㅋ

5. 가구, 전자기기 등 옵션이 좋아졌다. 세탁기가 Hofmann이라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브랜드에서 삼성으로 바꼈다. 친절한 삼성에서 반나절만에 영어 사용설명서까지 보내줘서 여러 기능 다 잘 사용하고 있다. 화장대도 생겼고, 다리미와 신발장, 전자렌지, 기타 식기 등도 생겨서 삶이 좀 더 편해졌다.

6. 애옹이와의 이별
윗 집에서 고양이 밥을 몇 번 줬었는지.. 고양이 한 마리가 계단을 열심히 오르고 올라 7층. 어느 집 앞에서 밥달라고 낮이고 밤이고 내내 울어댔는데, 이제 그 고양이와 이별했다👋

단점

1. 인터넷과 와이파이. 전 집에선 좋은 옆 집 이웃(한국인)이 와이파이를 공유해줘서 블로그에 영상도 올리고, 한국으로 영상통화도 걸었는데.. 이 집은 와이파이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. 내가 돈 내고 쓰겠다는데도 깜깜 무소식이다.😭

핸드폰 데이터가 잘 되냐? 하루에도 수십번씩 "네트워크 신호가 약합니다"라는 메시지를 보고 있다ㅋㅋㅋㅋ lte 표시마저도 3G로 자주 바뀐다. 하아😫
음성통화는 커녕 카톡 글자 뜨는데 3~5초, 이모티콘 뜨는데 1분, (원본 화질로 보낸) 사진 확인하는데 3분쯤 걸린다. 미춰버리겠다☠☠☠

스타벅스에서 음료 하나 시키고 구석에 짱박혀서 인터넷 좀 하고 싶은데.. 여긴 스타벅스는 커녕 슈퍼에서 네슬레 제품 보며 기뻐해야하는 곳이라ㅋㅋㅋ 무료 와이파이 따위 없다. (식당에 와이파이는 있지만, 비번은 아무곳에도 안 적혀있다ㅋㅋㅋ 즉, 손님쓰라는 와이파이가 아닌 것ㅎㅎ)

2. 엘리베이터
7층짜리 건물에 살았던 우리는 매일 엘리베이터를 이용했는데, 지금은 엘리베이터 없는 4층짜리 건물이라 걸어다닌다. 평소엔 괜찮은데, 물 사올때가 정말 힘들다.

바뀌지 않은 점

1. 매너없는 이웃
전 집에선 밤 10시 넘어 둠칫둠칫 음악을 크게 틀어두거나, 자정이 넘어서까지 고성이 오고가는 가정불화의 현장을 공유하던 이웃이 있었는데ㅋㅋ

새 집에선 윗집 인간들이 새벽 1시 넘어서 청소기를 돌린다ㅋㅋㅋㅋㅋ

2. 흙+자갈 길
한국에선 포장 안 된 도로 찾기가 힘든데, 우즈벡은 대로만 포장되어 있고, 이면도로는 8~90% 흙+자갈 길이다. (그래도 타슈켄트는 이면도로도 포장 잘 되어있는 편이다.) 먼지 엄청나고, 신발도 금방 더러워진다.

3. 현지인도 집을 잘 못 찾는 주소
이사 날, 우릴 도와준 현지인이 있었다. 같이 점심으로 햄버거를 먹으려 전화로 배달 주문을 했는데, 집 위치를 5분쯤 설명했다ㅋㅋㅋ 근데 무슨 문제가 있는지 이 곳 위치를 잘 아는 듯한 사람에게 부탁해 또 10분쯤 설명해줬다.

근데 어이없는 건, 이사 날 햄버거 먹었다ㅋㅋㅋㅋㅋ 전화주문을 하고 30분쯤 지나서 배달 출발했냐 전화로 물었더니, 출발했대서.. 10분쯤 더 기다렸는데도 안 도착하길래 다시 전화했더니 이제서야 우리 햄버거가 완성됐다고❔❔❔ 대답하더란다ㅋㅋㅋㅋㅋ 또 10분쯤 기다렸는데 배달이 안 와서 전화했더니, 이제 배달 출발할거라고. 근데 걸어서❔❔❔ 갈 거라고해서 주문 취소했다ㅋㅋㅋㅋㅋ

내 경험 상, 우즈벡 사람이 말하는 "1시간"은 "6~7시간"쯤 되고, "내일"은 "일주일"이다.

세계 어느나라 마찬가지겠지만.. 거짓말하는 사람 어렵지 않게 만나게된다. 역시나 조심해야한다.

함께 보면 좋은 글
- 이사 후일담2(우즈벡 사람들)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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